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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경제외)

아파트 가격 고공행진 vs 상가 건물 찬밥



                                                                         2019-11-26


경매시장에서 아파트와 상가 건물이 확연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낙찰가율 100%’란 경매에서 팔린 가격이 감정가와 비교해 같거나 높다는 뜻이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정부에서 분양가 상한제 확대를 발표했던 지난 8월 올해 처음으로 100%를 넘어섰다. 8월 101.8%, 9월 100.9%, 10월 101.9%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100.3%다. 올해 3월 82.8%까지 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상승 반전 후 4개월 연속된 고공비행이다. 특히 경매 열기가 뜨거운 건 강남 3구 아파트다. 상한제 확대가 예고된 지난 7월 벌써 101%를 찍어 5개월 연속 100%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1차아파트’의 전용면적 49.98㎡ 아파트는 감정가 16억4000만 원에 나와 18억1500만 원에 낙찰됐다. 19명이 경쟁하면서 낙찰가율 111%를 찍었다. 시세보다 낙찰가가 더 비싼 셈이다. 이 단지는 1977년 지어진 재건축 기대주로 올 초 14억5000만 원에서 꾸준히 집값이 오르고 있단 점에서 투자자들이 몰렸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서울시내 상가들은 경매시장에까지 내몰렸음에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업무상업시설의 경우 올해 낙찰가율은 8월 79.59%에서 9월 69.01%, 10월 75.78%, 이달 75.4% 수준이다. 감정가 1억 원 물건이 경매에서 7500만 원 정도로 낙찰된다는 얘기다.


경매시장에서 상가 인기가 시들한 가장 큰 원인은 경기침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경기불황으로 경매시장으로 내몰린 상가들이 역시 경기불황 탓에 새 주인을 찾지 못하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형국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금리가 떨어지면서 서울 거주민뿐 아니라 외지인들의 원정수요도 아파트 경매시장으로 흘러들어온 것으로 보인다”며 “가뜩이나 인기 많은 강남권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로 공급 부족 우려가 나오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뚜렷해졌기 때문에 응찰자가 몰리고 낙찰가가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상가는 경매시장에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꼽히는데 수익이 불확실하니 응찰자가 몰리지 않는 것”이라면서 “제도적 변화도 한 몫 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바뀌고 나서 임대료 인상률은 연 5% 이내로 줄고 임대기간은 10년으로 늘어난 것도 경매시장에서 상가 인기가 떨어진 요인”이라고 덧붙였다.